6개월여의 준비기간에도 불구하고 첫 해외 여행이니만큼 긴장을 늦출 수 없었다. 더군다나 내가 가는 곳은 남들이 첫 해외여행지로 선택하는 가까운 일본이나 동남아가 아니고, 이름만 들어도 무서운 러시아..마피아와 스킨헤드, 그리고 심지어 공권력의 상징인 경찰들조차도 관광객의 호주머니를 노린다는 후기들을 지나치게 많이 읽어서인지 여행준비를 하는 내내 포기를 할뻔한 적이 한두번이 아니다. 하지만 여러 동호회와 친절한 여행사의 도움을 많이 받아 착실하게 준비해나갈 수 있었다. (이 자리를 빌어 도움을 주신 많은 분들께 감사의 말씀을 드린다.)
1. 인천공항에서 문제 발생
인천공항에서 출국 수속을 밟고 있는데 문제가 생겼다. 10월7일자로 만료된 나의 병역의무가 출국 당일에도 불구하고 병무청에서 처리가 안되 출국이 안된다는 것이었다. 다행히 친절하신 출입국관리사무소 직원분의 도움을 받아 병무청에 확인 전화를 하고 출국을 할 수 있었지만, 전화를 기다리는 10여분동안 이렇게 열심히 준비한 여행이 수포로 돌아가나 눈물이 흐를 지경이었다. (병무청 관계자분들은 제발 그날그날 처리해주시길..ㅠ.ㅠ)
2. 10시간여만에 상트페테르부르크 풀코보 공항 도착

대한항공 비행기 안에서
비가 당장이라도 내릴 것만 같은 날씨..10여시간의 비행을 마치고 도착한 러시아의 날씨에 처음 온 손님을 맞는 태도(?)치고는 조금 섭섭한 느낌이 들었다. 또 한국과는 차원이 틀린 가을 날씨..10월초임에도 영상 1~2도 정도의 기온은 내가 입고온 얇은 가을 옷 탓인지 더욱더 차갑게 느껴졌다. 하지만 무엇보다 러시아에 도착해 가장 놀란 것은 공항의 크기였다. 강남 고속터미널보다도 작은 크기의 공항..과연 이곳이 러시아의 두번째 도시일까?라는 의문이 생겼다. 그 동안 다양한 나라를 다녀온 여행자들의 후기를 읽어보면, 공통적이었던 의견은 공항의 이미지가 중요하다는 것이었다. 우리와 약간 다른 냄새(?)와 분위기내지는 위화감 같은 것 말이다. 하지만 그런 것은 전혀 느낄 수 없었다. 하긴 여기도 사람 사는 곳이거늘 다르기야 하겠는가..또한 작은 공항의 크기도 좋은 점은 있었다. 늦은 시간에 도착해서인지 모르지만 사람도 없고, 수속도 까다롭지 않아서, 10분이 채 걸리지 않고 공항 밖으로 나올 수 있었기 때문이다.
3. 미래와 과거가 공존하는 도시 상트페테르부르크
공항에 마중나오기로한 여자친구 율리아..늦지않고 친구들과 나와주었다.^^ 10여시간 동안 그렇게 갈망하던 니코틴을 섭취(?)하며 간단한 담소를 나누고, 친구 차를 이용하여 공항을 빠져나왔다. 주차장으로 이동하는 동안 영어 좀 쓴다는 러시아인 택시기사들의 호객행위가 상당했다.(부르는 가격은 정말 터무니 없을 정도로 비쌌다.)공항 주변엔 개발 열풍이 불고 있는 듯, 여기저기 건축 공사가 벌어지고 있었다. 대부분 신식 건물들로 내가 과연 다른 나라에 온건가 라는 생각이 들정도로 한국과 비슷한 모습이었다. 하지만 네프스키대로에 들어서자 이국적인 풍경이 벌어졌다. 우리완 다른 건축양식..대부분 3~4층의 낮은 건물들이었지만, 분명히 100년은 족히 넘었을 듯한 건물들의 풍경은 나의 호기심을 자극하기 시작했다. 여자친구 집에 도착할 때까지 어린애마냥 이 건물은 뭔지 저 건물은 뭔지 물어보기만 했으니까 ^^;;
여담 : 유네스코에서 도시 전체를 문화유산으로 지정한 상뜨뻬쩨르부르크의 중심부엔 대부분의 건물들이 문화적 가치를 지닌 건물들이라 함부로 재건축을 하지 못한다고 한다. 그래서 높은 신식 빌딩들은 대부분 도시외곽에 들어서고 있다고..
4. 짧은 첫날은 이렇게..
여자친구 집에 도착하여, 부모님께 인사를 드리고 간단히 식사를 하였다. 비행기에서 잠을 그렇게 잤는데도 방에 짐을 풀고나니 긴장이 풀리며 잠이 솔솔....zzzz
5. 둘쨋날 아침
조금은 어려운 과제가 내려졌다. 오전에 여자친구가 학교를 가야해서, 혼자 집에 있거나(!), 혼자 돌아다니거나(!) 둘중 하나를 반드시 해야만 하는 상황이 온 것이다. 그래도 어떻게 온 여행인데..아직까지 스킨 헤드에 대한 두려움이 있긴하지만, 죽기야 하겠냐는 심정으로 혼자 돌아다녀보기로 했다. 또 첫날은 사진을 찍지 못한 관계로(날씨,긴장(?)탓..^^;;) 오늘은 사진도 좀 찍어보기로 했다.

집 근처의 경찰서(러시아에서 경찰은 안 만나는게 좋다.)
이상하게 경찰서가 가까웠음에도 집 근처에선 여행기간 내내 경찰을 단 한명도 만나지 못했다. 사실 거주등록을 마치기전까지 경찰을 만나는 게 너무 두려웠다. 러시아에서 거주등록을 하지 않으면 경찰의 검문시 상당한 문제가 된다.(경찰서 동행 혹은 뇌물요구)나중에 안 사실이지만, 대도시에선 이런 관례(?)가 거의 없어졌다고..
한적한 길거리 - 오전인데다 번화가가 아니라 사람이 별로 없었다.
한참을 걷다 찾아낸 모스크바역
러시아는 도착지 기준으로 역이름을 정하므로 모스크바엔 상뜨뻬쩨르부르크역이 있지 모스크바 역은 없다고 한다. 이 모스크바역은 세계에서 가장 아름답다고 러시아가 자부하는 거리 "네프스키 대로"의 시작점이다.

우연히 걷다 발견한 러시아 정교회의 교회
6. 러시아에서 가장 큰 이삭 성당
학교를 마친 여자친구를 만나 점심을 간단히 먹고 이삭 성당에 가보기로 하였다. 이삭성당은 러시아에서 가장 큰 규모를 자랑하는 성당으로 공사기간은 무려 40년이 걸렸다고 한다. 10톤에 달하는 황금판을 붙여 만들었다는 황금돔(도금이 아니다..덜덜덜)은 이 도시의 스카이라인을 더욱 아름답게 만든다. 입장료는 300 루블(1루블=약 35원), 하지만 국제학생증 ISIC가 있다면 절반값에 들어가 볼 수 있다. 네바강과 폰탄카강을 볼 수 있는 이삭 성당의 전망대는 50루블의 입장료를 더 내야한다.(참고: 정말 높습니다..가기전에 운동 좀 해두셔야될 듯 ^^;;)

웅장한 모습의 이삭 성당

이삭 성당 앞 니콜라이 1세 동상(도로 개보수 공사중..-_-+)

2차세계대전 당시 포격을 맞은 이삭 성당의 기둥

엄청난 크기의 청동 문..

이삭성당 전망대로 올라가는 계단..(담배를 끊어야겠다는 생각을 하게만든..)

이삭 성당 전망대에서 바라본 네바강과 상뜨뻬쩨르부르크 전경

여자친구와 함께

이삭 성당의 화려한 내부
이렇게 이삭 성당을 둘러보고나와 네프스키대로를 조금 걷다가 집으로 무사 귀환하였다. 다음날은 상뜨뻬쩨르부르크의 또 하나의 명소 카잔스키를 둘러보기로 기약하였다. 그렇게 러시아에서의 둘째날은 저물어갔다.
PS. 아래는 여행전 준비를 위해 작성했던 포스트입니다. 러시아 여행을, 특히 상뜨뻬쩨르부르크 여행을 계획하시는 분이라면 한번 쯤 참고하시는 것도 좋을 듯 합니다.
러시아 여행을 가자! - 3부:국제학생증,이민카드,유용한 사이트
러시아 여행을 가자! - 2부: 출발전 완벽 가이드
러시아 여행을 가자! - 1부
PS2. 러시아 여행기 2부는 내일 포스팅하도록 하겠습니다. ^^